옛날 어느 마을에 정자(貞子)라는 선량한 처자가 살았는데, 성실한 젊은이에게 시집가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당시는 전쟁이 끊이지 않던 때라 젊은이에게도 징집명령이 나오게 되었다. 정자는 기다리겠다고 하였고, 남편은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는 전쟁터로 떠났다.3년이 흘러 어느날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자는 식음을 전폐하고 울기만 하다가 허약해져갔다. 그녀는 동네 부인네를 붙잡고 “제가 죽거든 내 무덤앞에 동청(冬靑)이라는 나무를 심어 제 남편에게 기다렸다는 마음의 표시를 알리게 해주세요”라고 하고는 며칠후 죽었다.
세월이 흘러 나무는 무성하게 자랐는데 죽었다던 남편이 돌아와 그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남편도 비통한 날을 보내다가 병이 들었다. 그런데 동청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남편은 기이한 생각이 들어 그 열매를 따먹었는데 아프던 몸이 점차로 좋아지는 것이었다. 뒷날 이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의 열매를 따다가 재배하였는데, 여정자(女貞子)라고 불렀다.
광나무를 여정목이라고 부르는데 그 열매를 여정실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디서 들었는지, 여정실 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잘못 알고 있었다. 남자가 먹으면 여자가 정숙해지는 열매라고 해서 마치 여정실이 정력제이기 때문에 그러한 이름이 붙은것처럼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강음(强陰)하고 건요슬(楗腰膝)하며 백발(白髮)을 검게 하는 효능이 있는 것을 보면 효과는 전혀 틀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름의 유래는 그렇지 않은듯 하다.
이시진이 이를기를 이 나무는 겨울을 견디어 푸르고 비취빛을 띠어서 정조가 있다. 그러므로 정조를 지닌 여성으로 취상한 것이다.
진.소언여정송서에 이르기를 여정이라는 나무는 일명 동청이라고도 하는데. 서리를 맞고는 푸르고 비취색이 되어 가지를 떨치고 바람을 견딘다. 그러므로 청렴한 선비는 그 바탕을 흠모하고, 정숙한 여성은 그 이름을 사모한다라고 하였으니, 바로 이것이다.
그러니 정조가 잇다고 해서 여정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아니 정조는 여자에게만 있나?
삼에 이르기를 사정이라고 하지 않고 여정이라고 한 것은 주로 은밀한 곳에 거하기 때문이다.
노지이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여정은 주로 은밀한 곳에 거해서 마치 정숙한 여성이 주부일을 보는것과 같다. 그러므로 청렴한 선비는 그 바탕을 흠모하고, 정숙한 여성은 그 이름을 사모한다.
일명 동청(冬靑)이라 한다고 했지만 실은 동청과는 다른 것이다. 어쨌든 여정이라 함은 그 자체의 기상을 형상한 것이지, 복용해서 나타나는 효능을 직접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효능에서도 그러한 효과를 얻는다는 기록이 있는데, 아래와같다.
복용하는 사람도 역시 여자와 같은 정조가 오래도록 변하지 않으니 그 효과를 얻은것이다.
위의 내용은 여자가 이를 복용했을 경우 자신의 효과를 말하는 것이지, 남자가 복용했을 경우 여자의 효과를 말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여정의 특징과 효능과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여기서 소음이라 함은 육경(六經)의 소음을 말하는 것이지 사상(四象)의 소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므로 족소음신경과 연관지어 설명하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여정은 색이 검어서 신(腎)을 상징하여 소음지정(少陰之精)을 보하는 것임을 알 수 잇는 것이다.